오늘을 몽땅 벗어 통 안에다 넣었다
자존과 허망과 불협화음 그마저도
얼룩진 삶의 흔적을 세탁기에 돌린다
녹록하지 않았던 매 순간의 드라마가
재생되어 돌아간다 얽히고 또 설킨 인연
한 스푼 세제를 넣어 갈등을 풀어 간다
스크린 너머로 빨래들의 소용돌이
거품을 물고 가는 한 생이 치열하다
치대고 씻어 내리고 두드리며 가는 길
헹굼질 몇 번이면 순백한 삶이 될까
건조대에 매달린 경건한 일상이여
집게에 늘어져 버린 어깨를 곱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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