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자나무 과수원길 지날 때마다
텃밭을 지키는 아버지 생각에 가슴 젖는다
건사 받을 자식 하나 곁에 두지 못하고
줄 것도 받을 것도 없는 맨 등걸로
무거운 그림자를 끌며
살갗이 저리도록 차가운 밤을 견뎌내시는 아버지
명주바람에 배꽃처럼 피어나는
어린 자식 키워내는 동안
모래바람 폭풍처럼 몰아쳐도
낙타의 발톱처럼 거친 사막 당당히 걸으셨다
그러나 어쩌랴
허공에 넋을 놓고 지구가 도는 날까지
그래도 걸어가야 할 우리 아버지
빈 가지마다 배꽃 피고 또 심장이 뛰면
삽자루 들고 밭둑에 서 계실 아버지
봄비도 내리지 않는데 눈물은 왜 흐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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