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조롱박에서 어머니 냄새난다,
가시 잎 속 자홍 꽃 보송보송 봉분 위에는 달이 자라고,
엉겅퀴들이 어머니 몰래
이승의 시간을 지우고 있다.
모롱이 돌아가면 먼저 와 기다리시는 어머니,
이승의 나이 거꾸로 잡수시는 어머니, 젊어지신다.
자꾸만 엉겅퀴 속으로 들어가시는 어머니.
송이채로 매달린 이승의 시간을 지우며
뻘 깊은 뿌리 속을 걸으신다,
하염없이 뿌리가 씻어 주었을까?
티 없이 맑다. 화장도 하시지 않은 얼굴,
봉분처럼 하얗고 둥글다.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인돌 / 염창권 (0) | 2025.04.27 |
---|---|
그리움, 한참 말랑한 / 한영옥 (0) | 2025.04.27 |
봄 편지 / 박남준 (0) | 2025.04.26 |
봄 / 문숙 (0) | 2025.04.26 |
나만 / 홍성란 (0) | 2025.04.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