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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잡탕밥 / 박수서

 

 

 

 

 

 

 

 

 

 

 

 

 

 

 

 

 

 

 

 

 

 

 


  여기 잡탕밥 둘!

 

  사는 게 뭐라고, 그까짓 인생이 뭐라고
  섞고 볶다 보면 그게 그거 아니겠어
  새우의 갑옷을 벗기고, 오징어를 칼등으로 으깨고,
  해삼을 능지처참하고, 전복을 비응도飛鷹島

  우럭처럼 날리고, 소라의 어깨를 긁어
  고추기름, 식용유, 대파, 마늘, 간장, 굴소스가
  떡 하니 입 벌려 날름 밥을 받아먹고 뒹굴다 보면

  잡탕밥 아니겠어
  사는 일이 짬짬하고 싱거울 때 삶의 날것들을 모아

  채썰기라도 하여 모아두면,

  아니 이 삶과 저 삶 위에 달걀 하나 툭, 까 올려

  비비고 볶아 본다면 알겠지
  사는 일이 뭐라고 지지고 볶으며 날마다 날마다
  잡탕밥을 짓고 있는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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