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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밤꽃 향기 / 김광규

 

 

 

 

 

 

 

 

 

 

 

 

 

 

 

 

 

 

 

 

 

 

 

 

 

  술잔처럼 오목하거나 접시처럼 동그랗지 않고
  양물처럼 길쭉한 꼴로 밤낮없이

  허옇게 뿜어내는 밤꽃 향기
  쓰러진 초가집 감돌면서
  떠난 이들의 그리움 풍겨줍니다
  대를 물려 이 집에 살아온 참새들
  깨어진 물동이에 내려앉아 고인 빗물에 목을 축이고
  멀리서 고속철도 교각을 세우는
  크레인과 쇠기둥 박는 소리에 놀라
  추녀 끝으로 포르르 날아오릅니다
  참새들이 맡을 수 있을까요
  아까운 밤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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