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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단추를 달면서 / 조경희

 

 

 

 

 

 

 

 

 

 

 

 

 

 

 

 

 

 

 

 

 

 

 





  윗옷을 걸치고 단추를 잠그려는데
  단추 하나가 덜렁덜렁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자신을 옭아맨 실을 풀고
  제자리에서의 이탈을 꿈꾸고 있었나 보다
  손으로 쥐고 당기면 툭, 끊어질 듯 아슬아슬하다

  단추를 여미지 않은 빈자리가 어색하다 단지,
  자리 하나 비었을 뿐인데 옷매무새가 단정치 못하다
  삶의 어느 강가, 징검다리를 건너다
  돌덩이 하나가 비어 황당했던 기억처럼
  자리를 비운다는 건, 균형을 깨뜨리는 일
  生의 거대한 물살을 거스르는 일
  그 어느 것도 단추의 빈자리를 대신 할 수 없음을 알겠다

  홀로 떨어져나간 단추가 아무런 쓸모없듯이
  잠시 느슨해지려는 마음을 실로 꽁꽁 묶어 둔다

  다시 팽팽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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