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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슬픔을 버리다 / 마경덕

 

 

 

 

 

 

 

 

 

 

 

 

 

 

 

 

 

 

 

 

 

 

 

  나는 중독자였다

  끊을 수 있으면 끊어봐라

  사랑이 큰소리쳤다

  네 이름에 걸려 번번이 넘어졌다

  공인된 마약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문 앞을 서성이다 어두운 골목을 걸어 나오면

  목덜미로 빗물이 흘렀다

  전봇대를 껴안고 소리치면 빗소리가 나를 지워버렸다

  늘 있었고 어디에도 없는 아득한 너를 만지다가

  슬픔에 털썩, 무릎을 꿇기도 했다

  밤새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아무 데도 닿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네게 감염된 그때, 스무 살이었고

  한 묶음의 편지를 찢었고

  버릴 데 없는 슬픔을 내 몸에 버리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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