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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이팝꽃 / 김용태

 

 

 

 

 

 

 

 

 

 

 

 

 

 

 

 

 

 

 

 

 

 

 

 

 

  하필, 주저앉은 곳이 그 나무 밑인 거라

  떨어진 꽃잎을 맥없이 쓸고 흩다

  울기도 참 많이 울었어야

  시집간 네 누이 생각에

  지금도 배부르게 먹는 날엔 꼭 죄짓는 것만 같아

  그땐 한 가지 바람이라면

  내 땅에서 난 쌀로 밥 한 끼 해 먹여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어머니 기일 날

  이제 눈, 귀 어두워져 가는 내 누님 곁,

  피붙이들 둘러앉아 그 시절 얘기가 얹혀

  이미 세 손주의 할머니,

  한 번 소리 내 울어본 적 없는 누이는

  아직도 두 눈만 가득 붉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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