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주저앉은 곳이 그 나무 밑인 거라
떨어진 꽃잎을 맥없이 쓸고 흩다
울기도 참 많이 울었어야
시집간 네 누이 생각에
지금도 배부르게 먹는 날엔 꼭 죄짓는 것만 같아
그땐 한 가지 바람이라면
내 땅에서 난 쌀로 밥 한 끼 해 먹여 보는 것이
소원이었다는 어머니 기일 날
이제 눈, 귀 어두워져 가는 내 누님 곁,
피붙이들 둘러앉아 그 시절 얘기가 얹혀
이미 세 손주의 할머니,
한 번 소리 내 울어본 적 없는 누이는
아직도 두 눈만 가득 붉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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