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투명한 햇살 동반해 온다.
창문가 짓궂던 바람도 달아나고
아침해 길잡이 삼아
푸른 옷 자랑 나선 높은 하늘
세수를 하다가
까칠하게 돋아난 수염을 깎는다.
오늘 하루가
햇살처럼 투명하고
하늘처럼 푸르기를
턱수염을 깎아내는 거울 속 사내같이
날마다 단정하고 새롭기를
스스럼없이 옷을 벗는
가을 나무 앞에 마주 서서
아낌없이 자신을 내어 줄줄 아는
세상을 향한 배품의 美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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