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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가을의 약속 / 전남혁

 

 

 

오실까....

오라는 그대 아니 오시고

갈바람에 낙엽이 쌓여가겠지요

 

헐벗은 플라타너스는 슬픈 노래를 불러줄 것처럼

가지에 매 맞은 바람이

바람이 잉잉대기 시작할 거예요

 

평생을 두리번거려도 찾지 못한 그대여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

속 뵈는 스켈레톤의 정직한 배신과

진실을 살필 기회를 얻지 못하고

갈색 구두를 신고 오신다는 그 길목에서

약속 시각의 無告함을 잊은 채

그렁그렁 서성이다가

 

悲愴을 몰고 온 바람이 가을비와 재회할 때면

비바람 속을 누워갈지언정

그댈 찾아 먼 길 나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