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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파도 / 이경림

 



내가 천날만날 내혼자
설설기다가 절절끓다가
뒤로 벌렁 자빠지다가
엉덩짝이 깨지도록 엉덩방아를 찧어보다가
꾸역꾸역 다시 일어서다가
오장육부 쥐어뜯으며 대굴대굴 해악도 부려보다가
급기야는 절벽같은 세상 지 대가리 찧으며
대성통곡도 해 보지만

 

우짜겠노 남는 건 뿌우연 물보라 뿐인기라
일년하고 삼백날
출렁거리지 않는 날 몇 날이나 되것노마는

그래도 우짜다 함뿍 거짓처럼 바람 자고
쨍한 햇살에 바스스 젖은 가슴 꺼내
말리는 날 있어 이 싯푸른
희망 한 둥치 놓을 길 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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