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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얼레지 꽃 지던 날 / 김택근

 

 

 

바람꽃 껴안고

밤새워 즐기던 고 못된 바람이 그랬을 거야

인적 없는 산길로 불러 내

날 새도록 살금살금 만지다가

한 몸으로 몸부림을 쳤을 거야

 

끼 많은 바람이 시키는 대로

나긋나긋 요염한 춤을 추더니만

내 그럴 줄 알았지

 

저리도 비틀거려 일어서지 못하는 걸 보면

철없는

가엾은 얼레지 꽃

 

분홍빛 치맛자락 들어 올리고 

겁도 없는 저 어린것이

바람을 불러들인 걸 보면

고년 여간

화냥끼 있는 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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