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껴안고
밤새워 즐기던 고 못된 바람이 그랬을 거야
인적 없는 산길로 불러 내
날 새도록 살금살금 만지다가
한 몸으로 몸부림을 쳤을 거야
끼 많은 바람이 시키는 대로
나긋나긋 요염한 춤을 추더니만
내 그럴 줄 알았지
저리도 비틀거려 일어서지 못하는 걸 보면
철없는
가엾은 얼레지 꽃
분홍빛 치맛자락 들어 올리고
겁도 없는 저 어린것이
바람을 불러들인 걸 보면
고년 여간
화냥끼 있는 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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