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정읍행 고속버스에 몸을 싣는다
버스에 오르고 보니 어딘지 모르게 닮은 노인들 몇만
듬성듬성 앉아 있다.
안전벨트 안허면 출발 안헐 팅게 알아서들 허쇼잉.
으름장 놓던 버스기사가 운전대 잡는다
차가 출발하기 무섭게 휴대전화 소리 들려온다
어 넷째냐 에미여
선풍기 밑에 오마넌 너놨응게 아술 때 쓰거라잉,
뭔 소가지를 내고 그냐,
나사 돈 쓸 데 있간디
버스는 시큰시큰 정읍으로 가고
나는 겨울에도 선풍기 하나 치울 곳 없는
좁디좁은 단칸방으로 슬몃슬몃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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