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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땅거미 울다 / 최오균

 

        ㅡ장수(長壽) 그 뒤안길 · 12 

 

 

 

꽃동네 오두막집 노을 안고 사는 노영감

식구들 애경사일

수첩에다 매일 쓰네

아내의 제삿날에는 빨강으로 밑줄 좍.

 

막내딸 손에 이끌려 건강 검진 받는 자리

바람 든 겨울 무처럼

머릿속이 텅 빈듯해

의사가 아내 생일을 묻는데 말 못 하네.

 

불현듯 아련하게 떠오르는 아내 얼굴

멀리서 손짓하며

무슨 말 하는 듯한데

땅거미 우는 소리가 귀울림 돼 가리네.

 

 

          - 『시조시학』(2018, 여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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