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 튀밥 튀기듯 벚나무들,
공중 가득 흰 꽃밥 튀겨 놓은 날
잠시 세상 그만두고
그 아래로 휴가 갈 일이다
눈 감으면
꽃잎 대신 잉잉대는 벌들이 달린,
금방 날아갈 것 같은 소리
나무 한 그루
이 지상에서 유감없이 출현한다
눈 뜨면, 만발한 벚꽃 아래로
유모차를 몰고 들어오는 젊은 일가족
흰 블라우스에 그 꽃
그는 밟으며 지나갈 때
팝콘 같은, 이 세상 한 때의 웃음
그들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내장사 가는 벚꽃 길 어쩌다 한 순간
나타나는, 딴 세상 보이는 날은
우리, 여기서 쬐끔만 더 머물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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