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한 번 보고 싶더라도
첫사랑 애인은 만나지 말자
어느덧 절정의 때는 지나 열정도 시들어
쉽게 희로애락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라지만
문득 첫사랑 애인을 만나면
누군들 지나간 날의 쓸쓸함에 대해 절망하지 않으랴
날마다 새롭게 나팔꽃처럼 벙글던 그녀가
순댓국집 아줌마가 되어 있을 때
혹은 어느 잘나가는 사내의 아내로 살아갈지라도
이제 만나본들 무슨 말을 할 것이며
어떤 약속을 할 수 있을것인가
그러니 조금은 그립고 아직 다 못한 말 있더라도
첫사랑 애인은 만나지 말자
잊지는 차마 못 하겠거든
뭉게구름인 양 먼 산에 걸어놓고
그냥, 웃고 살자
- 시집<내년에 사는 법>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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