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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근황 / 공광규

 


요즘 괄약근이 헐거워졌는지

방귀가 픽픽 자주 샌다


지하철 계단을 오를 때도
사무실이나 젊은 여자들과 둘러앉아 공부하는 동안에도
방귀가 새어 난감하다


어제는 화장실 변기 물을 안 내려
벌써 치매냐고 공격하는 아내와 싸웠다
아내가 아무런 감정 없는 늙은 동창처럼 보인다


오늘은 돋보기를 찾아 한참이나
이 방 저 방을 뒤졌다
포기하고서야 머리에 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듣건대 세상에 시간을 파는 가게가 없다니
이제 나는 끝나가는 중이다

 

 

                         - 『곰솔』(시와소금, 2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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