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괄약근이 헐거워졌는지
방귀가 픽픽 자주 샌다
지하철 계단을 오를 때도
사무실이나 젊은 여자들과 둘러앉아 공부하는 동안에도
방귀가 새어 난감하다
어제는 화장실 변기 물을 안 내려
벌써 치매냐고 공격하는 아내와 싸웠다
아내가 아무런 감정 없는 늙은 동창처럼 보인다
오늘은 돋보기를 찾아 한참이나
이 방 저 방을 뒤졌다
포기하고서야 머리에 올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듣건대 세상에 시간을 파는 가게가 없다니
이제 나는 끝나가는 중이다
- 『곰솔』(시와소금, 2017) -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인들 / 기형도 (0) | 2022.04.24 |
---|---|
네 안에 잠들고 싶다 /이재현, (0) | 2022.04.24 |
마음도 풍경이라면 / 남유정 (0) | 2022.04.24 |
탓 / 이나경 (0) | 2022.04.23 |
생각나는 사람 / 박천서 (0) | 2022.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