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참 좋은-

슬픈 노을 / 황순정

 

 

 

비릿한 갯내음

저녁 무렵 서해안 선착장엔

멍게보다 붉은 노을 꽃이

철조망에 걸린 꼬들한 생선의 슬픔 되어

사라지지 않고

 

다시 열정은 꽃이 피고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내가 미친 듯이 살아나

하늘과 바다가 하나 되어 만나는 곳으로

불새 되어 떠나면

사랑은 이렇게 붉게 되어 오는 것인지도 몰라

 

마지막으로 몸부림치는 노을은

눈물 같은 영혼 잠식시키고

나같은 바보도 사랑으로 뜨겁고

그 뜨거운 상처도 사랑으로 기억되는 못난 내가

다시 그리움으로 목 메이고

이젠 이별을 말해야 하나

 

노을은 붉은 상처를 지니고

나는 뜨거움으로 손 놓아야 할 저녁 무렵

 

그대 등 뒤에서 오늘은 목놓아 울 수 있다면

그렇게 내 슬픔 다 쏟아주면

견딜 수 없었던 철조망 강렬한 비애도

그 비릿한 갯내음마저 향기라고

내 가슴에 붉게 수 놓으려만....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충하초 / 이성목  (0) 2022.05.04
좋은 인연이 따로 있나요.  (0) 2022.05.03
황 사 / 심현보​  (0) 2022.05.03
감정적 상처에 맞서는 생각법  (0) 2022.05.02
통속에서 배우다 2 / 김인육  (0) 2022.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