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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동충하초 / 이성목

 

 

 

 

동물들은

이 땅을 떠나기 위하여 뿌리를 가지지 않는다

 

무릇 식생이란

머물러 살기 위하여 발을 가지지 않는다

 

한 줌 움켜쥘 수 없는 발과

한 발자국도 뗄 수 없는 뿌리가

서로 고립무원이 되는 것을 본 적 있는가

할퀴고 찢기는 것을 본 적 있는가

 

떠나야 하는 것과 머물러 살아야 하는 것

그 오도 가도 못하는 순간

마침내 그들은 완성된다

 

짐승만도 못한 내가

꽃 같은 당신을 업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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