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꿈꾼 밤
문득 인기척 소리에 잠이 깼다.
문턱에 귀대고 엿들을 땐 거기 아무도 없었는데
베개 고쳐 누우면
지척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
나무가지 스치는 소맷깃 소리.
아아, 네가 왔구나.
산 넘고 물 건너 누런 해 지지 않는 서역 땅에서
나직히 신발을 끌고 와 다정하게 부르는
너의 목소리
오냐, 오냐
안쓰러운 마음은 만릿길인데
황망히 문을 열고 뛰쳐나가면
밖엔 하염없이 내리는 가랑비 소리
후두둑 댓잎 끝에 방울지는 봄비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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