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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허수아비 / 김광림

 

 

 

 

 

   

 

 

 

 

 

 

 

 

    허탈 하고플 때가 있다.

    미운 것도 고운 것도 모른 채

    높은데도 낮은데도 아랑곳없이

    그저 허공을 향해 십자목에 걸친 채

    의연히 서서 소슬바람에 옷자락 날리다가

 

    마침내 '허리케인'에 휘말려

    속사정 다 드러내고 나뒹구는 허수아비 마냥

    미련 없이

    존재하고플 때가 간혹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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