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에 찍어먹으면 딱 좋을
풋고추 대롱대롱 달려있고
긴 싸움 이겨낸 늠름한 얼굴로
석편아짐 좋아하는 가지 몇 실하게 매달려있고
찬바람 불면 할마씨들 입맛 돋울
대추알들 따글따글 열려있고
막걸리 둬 사발에 헤헤 두 다리 풀렸으나
철봉대 꼭 움켜쥔 빨래들 보고 있자니
불알 두 쪽이 포도송이마냥 탱글탱글해집니다
열 받으면 가지만해지는 고놈도
덩달아 뜨뜻해집니다
열 받아야 크는 풋고추 가지마냥 칠월 옥상은
자고 나면 커지고
자고 나면 굵어지는 것들뿐입니다
참 살맛나는 날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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