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황사가 몰아친다.
항구도시의 여기저기 화재가 일어나고
살인사건이 번진다.
미친개들은 아무데서나 사람을 물고
그때마다 엠뷸런스가 비명을 지른다.
오래도록 비는 내리지 않는다.
도시의 옥상에서 검은 마스크가 예사로 떨어지고
철거민들의 절규는 불 속에서도 투항하지 않는다.
문 닫은 공장 굴뚝에서 우울한 구름들이 중얼거린다.
거리마다 불륜이 식을 줄 모르고,
불의 神은 대보름 근처에서 가혹한 심판을 내린다.
도시의 변두리에서부터 家長들이 앓아눕는다.
- 시집 〈천 년 시간 저쪽의 도화원〉(2014) 중에서-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순위 / 전길자 (0) | 2023.02.24 |
---|---|
과메기 / 김필영 (0) | 2023.02.24 |
비광 또는 이하의 마지막 날들 / 서동욱 (0) | 2023.02.23 |
법륜스님의 주례사에서 (0) | 2023.02.23 |
사랑을 잃은 후 / 전윤호 (0) | 2023.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