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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인플루엔자​​ / 조성래

 

 

 

 

 

 

 

 

 

 

 

 

며칠째 황사가 몰아친다.

항구도시의 여기저기 화재가 일어나고

살인사건이 번진다.

미친개들은 아무데서나 사람을 물고

그때마다 엠뷸런스가 비명을 지른다.

오래도록 비는 내리지 않는다.

도시의 옥상에서 검은 마스크가 예사로 떨어지고

철거민들의 절규는 불 속에서도 투항하지 않는다.

문 닫은 공장 굴뚝에서 우울한 구름들이 중얼거린다.

거리마다 불륜이 식을 줄 모르고,

불의 神은 대보름 근처에서 가혹한 심판을 내린다.

도시의 변두리에서부터 家長들이 앓아눕는다.

     - 시집 〈천 년 시간 저쪽의 도화원〉(2014)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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