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참 복잡하다.
시장 입구에서부터 물씬, 낯설다.
포항 죽도공동어시장 고기들은 살았거나 죽었거나
아직 싱싱하다. 붉은 고무 다라이에 들어 우왕좌왕
설치는 놈들은 활어라 부르고, 좌판 위에 차곡차곡
진열된 놈들은 생선이라 부르고…
죽도시장엔 사람 반, 고기 반으로 붐빈다.
‘어류’와 ‘인류’가 한 데 몰려 쉴 새 없이 소란소란 바쁜데,
후각을 자극하는 이 파장이 참 좋다.
사람들도 그 누구나, 죽은 이들을 닮았으리.
아무튼 나는 죽도시장에만 오면 마음이 놓인다.
이것저것 속상할 틈도 없이
나도 금세 왁자지껄 섞인다.
여긴 비린내 아닌 시간이 없어,
그것이 참 깨끗하다.
- 문인수, 『나는 지금 이곳이 아니다』(창비, 2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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