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 모락모락 올라가는 밥
몸의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밥
뜨신 밥 앞에서는
흉악한 도적도 몽둥이를 내려놓는다
대처에서 떠돌다 온 아들에게
노모는 밥을 수북이 담아 준다
'밥'이란 말만 들어도 뇌세포는 벌써 들썩거린다
밥을 능가하는 언어는 없다
밥 차려주는 사람만큼 숭고한 성자도 없다
저승길 떠나는 망자 입엔 물 적신 쌀 한 숟가락
그 한 숟가락 다 녹을 때까진
천사도 악마도 범접하지 못한다
이승저승 다 합해도 밥보다 힘 센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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