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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탁주 / 권선희

 

 

 

 

 

 

 

 

 

 

 

 

 

 

 

 

   제수씨요, 내는 말이시더. 대보 저 짝 끄트머리 골짝

   팔남매 오골오골 부잡시럽던 집 막내요,우리 큰 시야가

   내캉 스무 살 차이 나는데요. 한 날은 내를 구룡포,

​   인자 가마보이 거가 장안동쯤 되는 갑디더. 글로 데불고

   ​가가 생전 처음으로 짜장면 안 사줬능교. 내 거그 앉아가

   ​거무티티한 국수 나온 거 보고는 마 바로 오바이트 할라

​   했니더. 희안티더. 그 마이 촌놈이 뭐시 배 타고 스페인

   꺼정 ​안 갔능교. 가가 그 노무 나라 음식 죽지 몬해

   묵으면서 ​내 구룡포 동화루 짜장면 생각 마이 했니더.

   생각해 보믄 ​울행님이 내 보고 샐쭉이 웃던 이유 빤한데

   내는 그 촌시럽던 ​때가 우예 이리 그립겠능교. 마 살믄

​   살수록 ​자꾸 그리운기라요. ​그기 첫사랑 고 문디가시나

​   그리운 ​것에 비할라요. 내 품은 가시나들 암만 이뻐도

   울 행님 ​그 웃음 맨키야 하겠능교. 뭐시 이리도 급히 

   살았는지 ​내도 모르요. 참말로 문디 같은 세월이니더.

   제수씨요, ​무심한 기 마 세월이니더. 우예든동 한 잔

   하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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