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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나, 이제부터 삐딱하게 살기로 했다 / ​​​임영석

 

 

 

 

 

 

 

 

 

 

 

 

 

 

 

 

 

 

 

 

 

 

  나, 이제부터는 반듯하게 살지 않기로 했다

  좀 삐딱하게 살기로 했다

  그간 허리 휘게 일하고 돈 벌어

  꼬박꼬박 세금 내며 살았는데

  백수건달 양아치처럼 살아가기로 했다

  내가 반듯하게 살아간다고 세상이 반듯한 것도 아니다

  벚꽃 피면 벚꽃 축제, 진달래 피면 진달래 축제,

  갈대꽃 피면 갈대 축제, 해바라기 피면 해바라기 축제

  눈이 오면 눈꽃 축제, 이 나라 축제란 축제

  모두 즐기며 살기로 했다

  이미 지구는 23.5도 기울어져 있다

  기울어 있는 지구를 똑바로 세우고 살지 못할 바에야

  내 몸을 기울여 살기로 했다

  그래야 내 정신이 똑바로 서기 때문이다

  그간 내가 바르게 살지 못한 것은

  지구가 기울어 있는 만큼

  내 몸을 기울여 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부터 내 몸을 23.5도 기울여

  ​삐딱하게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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