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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사랑니 / 고두현



 

 

 

 

 

 

 

 

 

 

 

 

 

   슬픔도 오래되면 힘이 되는지
   세상 너무 환하고 기다림 속절없이 
   이제 더는 못 참겠네 
   온몸 붉디붉게 애만 타다가 
   그리운 옷가지들 모두 다 벗고 
   하얗게 뼈가 되어 그대에게로 가네 
   생애 가장 단단한 모습으로 
   그대 빈 곳 비집고 서면 
   미나리밭 논둑길 가득 
   펄럭이던 봄볕 어지러워라 

   철마다 잇몸 속에서 가슴 치던 그 슬픔들 
   오래되면 힘이 되는지 
   내게 남은 마지막 희망 
   빛나는 뼈로 솟아 한밤내 그대 안에서 
   꿈같은 몸살 앓다가 
   끝내는 뿌리째 사정없이 뽑히리라는 것 
   내 알지만 햇살 너무 따듯하고 
   장다리꽃 저리 눈부셔 이제 더는 
   말문 못 참고 나 그대에게로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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