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파도 거칠고 높은 날
나 장생포 갔었지
파도 없는 바다를 바다라 부를 수 있나
출항을 기다리는 배들이
고동소리로 해안 절벽의 어깨를 어루만져주는 곳
우리는 세상 바다의 고래 아니냐
한바다 꿈꾸는 이 세상의 고래 아니냐
풍파는 언제나 전진하는 자의 것
집어등 불빛 불러 술국 뜨겁게 끓여놓고
소주잔 넘치도록 푸른 바다를 부어주는 곳
삶이 아프고 외로운 날
나 장생포 바다 갔었지
가슴 가득 동해를 안고 헤엄치는
한 마리 힘찬 고래 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