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섬유의 신경올을 통과하는 말들이라면
햇살의 길인들 왜 못 가랴
나는 화창한 봄날 뜰 한 모퉁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네게 텔레파시의 신호음 보낸다
세 번만 벨이 울리거든
마음의 기미를 듣고서 내게 응답해 다오
햇님의 통화로 땅 깨어나듯
시듦 없는 사랑은 먼 숨결로도
애송지마다의 새싹 촉촉이 적셔놓는다
발 벗는 마음에도 말씀의 날개 달아맨다
나무는 나무끼리, 꽃들은 꽃들끼리
어느 것도 서로의 기미에 응답 않는 기적이란 없다
잠시 전 바람결로도 이미
수많은 파장 건너갔으므로
일손 놓고 바라보면 앞산 수풀조차
빗살무늬로 파랑이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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