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 다녀오시나, 할머니 두 분
껍질 벗긴 삶은 계란마냥
하얗고 말간 얼굴로
서로 정담 나누시며 걷는다
동생, 이제 집에 가면 뭐 할랑가?
뭐 하긴요, 시장에나 갈라요
장에는 뭐 하러 갈라고 그란가?
영감 팔러 갈라 그라요
엥, 얼마에 팔라고 그란디?
오천만 원만 주면 팔라고 그라요
오메야, 팔링랑가 모르것네
그란디 그 돈 받으면 어디따 쓸라고?
천만 원짜리 영감 있으면 바꿀라고 그라요
목욕 바구니 나란히 든 두 분
구부러진 등 위로 햇살이 깔깔깔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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