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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할머니 듀오 / 김영진

 

 

 

 

 

 

 

 

 

 

 

 

 

 

 

   목욕탕에 다녀오시나, 할머니 두 분

   껍질 벗긴 삶은 계란마냥

   하얗고 말간 얼굴로

   서로 정담 나누시며 걷는다

   동생, 이제 집에 가면 뭐 할랑가?

   뭐 하긴요, 시장에나 갈라요

   장에는 뭐 하러 갈라고 그란가?

   영감 팔러 갈라 그라요

   엥, 얼마에 팔라고 그란디?

   오천만 원만 주면 팔라고 그라요

   오메야, 팔링랑가 모르것네

   그란디 그 돈 받으면 어디따 쓸라고?

   천만 원짜리 영감 있으면 바꿀라고 그라요

   목욕 바구니 나란히 든 두 분

   구부러진 등 위로 햇살이 깔깔깔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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