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이면 접시꽃 새댁도 이파리가
시집살이 색깔로 퇴색하겠지
손 놓은 분수대 물이 배수로로 빠져나가며
화단의 겉늙은 바랭이 뿌리나 간질이겠지
제초 작업 오기 전에 정분이나 내자고 수작 부리겠지
구월인데도 구절초는 피지 않고
구름은 장마 구름 한창이고
구김살 자글자글한 내 심장도 내다 널어야겠다
보름 남짓이면 기다려야겠다
해도 짧아져 강변 둔치에 어둑한 곳 많다고
미리 언질이나 던져야겠다
천지간 붉어진 연후에 한탄하느니
올해는 서둘러 여기라고 손을 흔들어야겠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구월이라 볕이 따갑다고
손차양 시늉하며 둘러대겠다
- 부르면 제일 먼저 돌아보는. 실천문학사.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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