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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길이 나를 깨운다 / 이성부

 

 

 

 

 

 

 

 

 

 

 

 

 

 

 

 

 

 

 

 

 

 

 

 

 

 

 

 문득 먼데 하늘 바라보다가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주섬주섬 배낭을 꾸린다

 허둥거리는 시간을 하나씩 잡아 포개어 놓고

 끈을 조이고 나면 

 긴장의 등짐 하나 나를 밖으로 떠다민다

 집을 나서면서부터 

 산에 들면서부터

 숲이 내 키를 높여주면서부터

 길들은 눈 크게 떠 손을 내민다

 초록 옷 입은 길들의 몸을 따라가면

 가만히 내버려 두지 못할 일 그대로 두어 잠들게 하고

 참을 수 없는 사연들

 저절로 물 흘러 떠내려 가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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