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자꾸만 고개가 숙여진다
물들어가는 나뭇잎처럼
익어가는 수수와 벼 이삭처럼
가을에는 나직이 고개가 숙여진다
가을에는
해맑은 향기가
말을 한다
아침 서리에 몸 씻은 들국화처럼
햇살 바람에 붉어진 사과 알처럼
가을에는 속 깊은 향기가 말을 한다
가을에는
말없이
돌아봐진다
누군가 부르는 듯한 노을길처럼
책을 읽다 눈을 감은 그 사람처럼
가을에는 가만가만 돌아봐진다
'좋은, 참 좋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매 / 홍해리 (0) | 2023.09.23 |
---|---|
나만 남았다 / 이생진 (0) | 2023.09.23 |
꿈 / 이생진 (0) | 2023.09.23 |
길이 나를 깨운다 / 이성부 (0) | 2023.09.23 |
가슴속에 담긴 소설 / 정연화 (0) | 2023.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