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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싶을 때가 있다 / 이초우

 

 

 

 

 

 

 

 

 

 

 

 

 

 

 

 

 

   가끔 나는,

   나를 잠시 보관할 길이 없을까 하고

   한참 두리번거릴 때가 있다

   내가 너무 무거워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었을 때

   운명 같은 나를 버릴 수야 있겠냐만

   꽤 귀찮아진 나를 며칠 간 보관했다가

   돌아와 찾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무게나 부피를 가늠할 수 없지만

   그래도 별로 크지는 않을 것 같아

   지하철 역사 보관함 같은 곳에다

   지친 내 영혼  하얀 보자기에 싸서

   보관 좀 해 두고 싶을 때가 있다

   쌓이고 쌓여

   주저앉을 만큼 무겁게 느껴지는 그런 때

   내 生을 송두리 채 한 달포쯤 보관해 뒀다가

   돌아와 찾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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