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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부석사 무량수 / 정일근

 

 

 

 

 

 

 

 

 

 

 

 

 

 

 

 

 

 



     어디 한량없는 목숨 있나요
     저는 그런 것 바라지 않아요
     이승에서의 잠시 잠깐도 좋은 거예요
     사라지니 아름다운 거예요
     꽃도 피었다 지니 아름다운 것이지요
     사시사철 피어 있는 꽃이라면
     누가 눈길 한 번 주겠어요
     사람도 사라지니 아름다운 게지요
     무량수(無量壽)를 산다면
     이 사랑도 지겨운 일이어요
     무량수전의 눈으로 본다면
     사람의 평생이란 눈 깜짝할 사이에 피었다 지는
     꽃이어요. 우리도 무량수전 앞에 피었다 지는
     꽃이어요. 반짝하다 지는 초저녁 별이어요
     그래서 사람이 아름다운 게지요
     사라지는 것들의 사랑이니
     사람의 사랑 더욱 아름다운 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