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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죽방 산부인과 / 구순희

 

 

 

 

 

 

 

 

 

 

 

 

 

 

 

 

 

 

    오늘도 만삭의 배는

    한창 제왕절개 중이다

    그 싱싱한 태를 열어 하나도 상처 내지 않고

    올망졸망 내보내고 있다

 

    해풍의 이빨이 태줄을 끊고

    바닥 친 소금이 꿰매 버리지만

    절개나 봉합 자국 하나 없는

    다도해 남해 죽방림 안에서 무더기로

    태어나는 멸치 떼

 

    해마다 태풍이 올 때마다 몸을 뒤집던 바다는

    눈짓만으로도 수태하더니

    졸린 호수 같은 분만실에서

    저리도 많은 사생아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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