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에 흔들리며 때론 곤두박질치며
나는 바다 한가운데 서서
아스라이 파도를 견딘다
무심한 배들은 뭍으로 뱃길을 돌리고
두 번 다시 오지 않겠다며
앙칼지게 떠난 그대처럼
등 돌리고 돌아서던 당신처럼
당신과 나의 거리처럼
배들은 멀어져 간다
바닷속을 가늠할 수는 없지만
숨넘어갈 만큼의 안간힘으로
부표를 곧추세운다
거센 풍랑을 견디며 쓰러졌다 일어서고
쓰러졌다 일어서고 바다에 온몸을 맡긴 채
쓰디쓴 세월을 견딘다
바다 한가운데 서서
황혼의 부표가 되어간다
떠나간 그대가 홀연히 돌아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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