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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부표 / 조혜영

 

 

 

 

 

 

 

 

 

 

 

 

 

 

 

 

 

 

 

 

 

   파도에 흔들리며  때론 곤두박질치며

   나는 바다 한가운데 서서

   아스라이 파도를 견딘다

 

   무심한 배들은 뭍으로 뱃길을 돌리고

   두 번 다시 오지 않겠다며

   앙칼지게 떠난 그대처럼

   등 돌리고 돌아서던 당신처럼

   당신과 나의 거리처럼

   배들은 멀어져 간다

 

   바닷속을 가늠할 수는 없지만

   숨넘어갈 만큼의 안간힘으로

   부표를 곧추세운다

   거센 풍랑을 견디며 쓰러졌다 일어서고

   쓰러졌다 일어서고 바다에 온몸을 맡긴 채

   쓰디쓴 세월을 견딘다

 

   바다 한가운데 서서

   황혼의 부표가 되어간다

   떠나간 그대가 홀연히 돌아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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