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이 땅을 떠나기 위하여
뿌리를 가지지 않는다
무릇 식생이란
머물러 살기 위하여 발을 가지지 않는다
한 줌 움켜쥘 수 없는 발과
한 발자국도 뗄 수 없는 뿌리가
서로 고립무원이 되는 것을 본 적 있는가
할퀴고 찢기는 것을 본 적 있는가
떠나야 하는 것과 머물러 살아야 하는 것
그 오도 가도 못하는 순간
마침내 그들은 완성된다
짐승만도 못한 내가
꽃 같은 당신을 업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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