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눈 며칠 짓눌린 우듬지를
발그라니 목댕기 두른 꿩이
툭 건드리며 푸르릉 치솟자
곧추서는 대나무 수출 사이로
하늘 쪽빛에 닿는 길이 사알짝 열린다
그예 놀란 청설모
쏜쌀같이 치달려오는 걸 지켜난 본 듯이
굽고 비틀리고 휘어진 채
고스란이 적설의 무게를 버티던 노송이
가장 으늑한 제 생목가지를
이내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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