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절리 입구에서
소라와 해삼을 팔고 있는 해녀 할머니는
주상절리에서 나서
주상절리로 시집와서 이마에
주상절리가 새겨지도록 물질을 해왔다고
젊은 날 당신과 할아버지 두 섬 사이에도
만경창파가 일었지만
이제는 갈 수록 잔잔해진다고
오남매 자식들 뭍으로 공부시키고
손주들 용돈 주려고 소라와 해삼을 판다고
팔다가 남으면 도로 바다에 넣었다가
건져 온다고
불거진 손매듭이 뿔소라 같은 파도에
지문이 씻겨간 두 손을 꼬옥 잡으며
나, 중얼거렸네
오 년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왜 이리 많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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