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을 들고 나간 자리에
밥풀 하나가 오도마니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바깥을 나가려던 참에 다시 되돌아보아도
밥풀은 흰 성자의 모습으로 그 자리에 앉았다.
바쁜 발걸음 아래에서도
발길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밟히면 그 순간 으깨어지고 마는 두려움,
그런 두려움도 없이
이 아침, 분주한 방바닥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나이 어린 성자의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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