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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사랑의 동쪽 / 김승희

 

 

 

 

 

 

 

 

 

 

 

 

 

 

 

 

   사랑은 그렇게 하는 거라더라,

   목숨의 제사처럼 하는 거라더라,

   목숨은 한 개밖에 없는데

   그 한 개밖에 없는 것으로

   그 한 개밖에 없는 것을 바치니까

   사랑은 찬란한 목숨의 제사가 된다더라

 

   사랑은 동쪽 사과나무 아래 파묻은 알몸,

   하얀 사과꽃 그늘 아래

   산 채로 태우는 다비(茶毘) 같은 것,

   번제,

   알몸 위에 오래오래 불꽃이 타올라

   뼈에 꽃무늬 같은 꽃물결 질 때까지

   사랑은 그렇게 기어이

   찬란한 목숨의 제사가 되어야 한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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