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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이제는 채우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야 한다 / 오봉산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하고 싶지만

   나뭇잎이 색을 바꾸고

   말라가는 육체를 서서히 드러내듯

   이제는 채우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야 한다

 

   원만하고 행복한 인생은

   내게 무엇이 있는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게 무엇이 없는가를 보는 것이니

   이제는 채우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야 한다

 

   서가(書架)에 쌓아둔 먼지 쌓인 책들도

   취미(趣味)로 모아둔 진열장의 물건도

   가슴에 남아있는 수많은 말들도

   눈앞에 아른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도

   이제는 채우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야 한다

 

   아직은 아니라고

   때가 아르다고 우겨보지만

   이미 늦었다고

   일찍부터 시작했어야 한다고

   이제는 채우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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