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나팔꽃이 줄지어 핀 마당 수돗가에
수건을 걸치고 나와
이 닦고 목안 저 속까지 양치질을 하고서
늘 하던대로 물 한 대야 받아놓고
세수를 했던 것인데
그만 모가지를 올려 씻다가
하늘 저 켠까지 보고 말았다
이때 담장을 튕겨져나온
보라빛 나팔꽃 한 개가
내 눈을 가렸기 망정이지
하늘 저 켠을 공연스레 다 볼 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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