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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순실댁 / 고재종

 

 

 

 

 

 

 

 

 

 

 

 

 

 

 

 

 

  솜이불 한 채,

  밥그릇 숟가락 한 벌 들고

  삼단머리 쪽지어 와선 삵쾡이 같은 시엄씨

  어허 물렛동태 나도록 눈물을 일 삼고

  밥 삼던 여인, 저녁별 새하얗도록 들일에

  청천하늘 싯누렇도록 품일에

  저 홀로 미쳐 살더니

  그러며도 주색잡기에 노름패들에 어울린 남편

  알뜰히 살뜰히도 섬기더니 어쩌자고 딸만 셋 낳고

  겨우 꼬랑지 아들 하나 낳고

  그만 고개도 못 들고 살던 여인,

  어느 때나 안색 필 날 새벽빛처럼 돌아올까

  이웃들 서로 혀 끌끌 찼는데

  어허 어제는 어제는 그간 몰래 부은 곗나락

  곗나락 여든 섬 타서 논 너 마지기 샀다는 여인

  논 너 마지기 사서는 시엄씨도 울고 남편도 울고

  저조차 온동네를 울어버린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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