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강아지처럼 뒹굴다 가곤 했다
구름이 항아리 속을 기웃거리다 가곤 했다
지붕 위에 쑥부쟁이로 피어 피어
적막한 정오의 마당을 내려다보곤 했다
움직이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떠나가던 집
빨랫줄에 걸려 있던 구름들이
저의 옷들을 걷어 입고 떠나가고
오후 세 시를 지나
저녁 여섯 시의 골목을 지나
태양이 담벼락에 걸려 있던 햇빛들마저
모두 거두어 가버린 어스름 저녁
그 집은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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