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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가재미2, 꽃잎, 꽃상여 / 문태준

 

 

 

 

 

 

 

 

 

 

 

 

 

 

 

 

 

  그녀를 위해 마지막으로 한 벌의 옷을 장만했다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옷, 꽃상여

  그녀의 몸은 얼었지만 꽃잎처럼

  화려한 옷을 입고 있다

 

  두꺼운 땅거죽을 열고 독 같은 고요 속으로

  천천히 그녀가 걸어 들어가 유서처럼 눕는다

  울지 마라, 나의 아이야, 울지마라

  꽃상여는 하늘로 불타오른다

  그녀의 몸에서 더 이상 그림자가 나오지 않는다

 

  붉은 흙 물고기

  상두꾼들이 그녀의 무덤을 등 둥근

  물고기로 만들어 주었다

  세상의 모든 무덤은 붉은 흙 물고기이니

  물 없는 하늘을 헤엄쳐 그녀는 어디로든 갈 것이다

 

  개를 데려오다

  석양 아래 묶인 한 마리 개가 늦가을 억새 같다

  털갈이를 하느라 작은 몸이 더 파리하다

  석양 아래 빛이 바뀌고 있다

  그녀가 정 붙이고 살던 개를 데리고

  골목을 지나 내 집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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