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뚜껑으로 산다는 거
단 한 번도 나를 담을 수 없다는 거
네가 막무가내로 흔들려 쏟아지려 할 때
재빨리 일으켜 바른길로 한없이
잠가 주는 거
먹다 남은 참치캔처럼 네가 말라갈 때
울먹이는 눈빛으로나마 너를 안아주는 거
김치찌개처럼 끓어 오른 네가
나를 바닥에 내동댕이쳐도
아무렇지 않게 너를 닫아주는 거
너의 뚜껑으로 산다는 거
나는 한 번도 그 무엇을 담을 수 없다는 거
그러나 그 모든 것과 한통속이 되어
골 빈 여자처럼
끝까지 같이 가야 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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