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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참 좋은-

뚜껑론 / 정영애

 

 

 

 

 

 

 

 

 

 

 

 

 

 

 

 

 

 

 

 

 

  너의 뚜껑으로 산다는 거

  단 한 번도 나를 담을 수 없다는 거

  네가 막무가내로 흔들려 쏟아지려 할 때

  재빨리 일으켜 바른길로 한없이

  잠가 주는 거

  먹다 남은 참치캔처럼 네가 말라갈 때

  울먹이는 눈빛으로나마 너를 안아주는 거

  김치찌개처럼 끓어 오른 네가

  나를 바닥에 내동댕이쳐도

  아무렇지 않게 너를 닫아주는 거

 

  너의 뚜껑으로 산다는 거

  나는 한 번도 그 무엇을 담을 수 없다는 거

  그러나 그 모든 것과 한통속이 되어

  골 빈 여자처럼

  끝까지 같이 가야 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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