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캄캄한 잠 속에서
다 잊을 수도 있었을 텐데
깨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텐데
온몸 일으켜 서는 새싹들
낱낱 푸른 벼랑들
봄마다 나는 두려워 서성인다
지상에 산 것들 있게 하는 배냇힘,
초록의 독기 앞에
아프지 마, 목숨이 이미 아픈 거니까
아파도 환한 벼랑이 목숨이니까
새싹의 말씀 들으며 네 발 달린 짐승인 내가
처음 온 아기처럼 엎드려 독을 빤다
- 시집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
깊고 캄캄한 잠 속에서
다 잊을 수도 있었을 텐데
깨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을 텐데
온몸 일으켜 서는 새싹들
낱낱 푸른 벼랑들
봄마다 나는 두려워 서성인다
지상에 산 것들 있게 하는 배냇힘,
초록의 독기 앞에
아프지 마, 목숨이 이미 아픈 거니까
아파도 환한 벼랑이 목숨이니까
새싹의 말씀 들으며 네 발 달린 짐승인 내가
처음 온 아기처럼 엎드려 독을 빤다
- 시집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